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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지구발전오라 창작스튜디오 (광주)

In the Cage

사이전 <In the Cage>

Sai Exhibition <In the Cage>

'사이전'은 제가 작업하는 데 있어 고민해온 지점을 작게나마 풀어내는 전시입니다.

이름 그대로 과정 사이사이에서 처음 시도하고 선보이는 전시이기 때문에 '사이전'이라 표기합니다.

In the Cage ​/ 녹슨 철, 죽은 나무, 자물쇠 / 266×200×220cm / 2017

In the Cage / rusted iron, dead wood, locks / 266×200×220cm / 2017

 길을 지날 때 전봇대나 건물 귀퉁이에 방치된 화분 속 식물, 미관상의 이유로 가지가 잘려나간 가로수, 파헤쳐 진 숲을 본다. 사람들에 의해 삶과 죽음이 결정되는 식물들을 볼 때마다 인간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간다는 말이 무색하게 느껴진다. 특히 방치된 화분 속 식물들은 인간에 의해 상품으로 제작되었다가 무관심해진 환경 속에서 메말라 간 것임을 짐작하며, 이를 현대사회에서 하나의 수단으로 쓰이다가 버려진 존재로 보았다.

 사람들이 소비하는 상품 중에는 생명을 가지고 있는 것들이 있다. 앞서 말한 식물들뿐만 아니라 사육장의 동물들도 상품으로써 길러진다. 심지어 쓰이기도 전에 처리되는 생명도 있다. 어떤 양계장에서는 수컷 병아리들이 태어나면 분쇄기에 넣거나 삶아서 죽이기도 하는데, 태어나자마자 죽는 이유가 단지 알을 낳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는 생명을 도구로 여기는 인간의 단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우리가 생명의 안전을 방치하는 표본으로 볼 수 있는 문제이다. 어느 누구도 양계장의 수컷 병아리가 되고 싶지 않겠지만, 우리 사회에서 악순환 되는 다른 문제들을 보면 사람들이 처한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매년 노동자들에 대한 복지는 뒷전이고 질 낮은 대우와 성과중심적인 관리 속에서 정리해고를 강행하는 기업, 이러한 근무 환경을 버텨내야 하는 비정규직의 문제 역시 우리 사회에서 악순환 되는 것 중 하나이다. 노동자가 일용직화, 소모품화 되는 사회에서 나 역시 약자로 살아가고 있기에 불안함이 따른다. 인간이 인간을 포함한 다른 생명을 도구로써 쉽게 누리고 있는 세상에서 자신 역시 소비되고 방치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동시에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자신을 돌아보며 주변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으면 한다.

_박화연 작업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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